성주군 전역이 바람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일었다.
귀농 이후 겪은 바람 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듯하다.
통상 봄철에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데
이 시기에 이렇듯 큰 바람이 올줄이야...

어제 오전부터 조금 강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점심 무렵부터는 잠시도 그치지 않고
매몰차게 불어댄다.
소리만으로도 잔뜩 겁먹을 지경.





 
도저히 불안해서 못견디겠기에
옆지기가 둘이서 참외하우스 동동마다 돌아보기로 했다.

우연이었을까?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참외하우스를 단단히 누르고 있어야 할 흙이 털린 곳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 부분이 슬슬 날리기 시작하고...
먼저 눈의 띄는 곳은 두곳, 옆지기와 한곳씩 나누어
열심히 삽질로 흙을 퍼놓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은 멈출 기미가 없고
그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비닐 위로 흙을 퍼놓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겨우 겨우 두곳을 마무리 하고 나니
또다른 곳도 이상한 조짐이 보여
삽을 들고 뛰었다.
역시나 흙이 털리기 시작하고 있었고, 또 열심히 삽질...

혹시나 또 날릴만한 곳은 없는지
하우스 동마다 훑고 다니며
흙이 살짝 털린 곳, 흙이 얕게 묻힌 곳마다 또 삽질...

오후 내내
아무일도 못하고 오로지 삽질...



힘든 하루를 마무리 하며
'그래도 미리 발견해서 그만하길 다행이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뒤늦게 접하게 된 수많은 농가들의 피해 소식.
하우스가 몇 동씩 벗겨지는 것은 물론,
철근마저 뽑힌 곳,
하우스 비닐이 벗겨지자 그 속에 깔려 있던
청색비닐, 터널비닐, 강선(속철근)이 한데 엉키고 설킨 곳,
어린 참외모종이 찬바람 때문에 얼어버린 곳...
참담하리 만큼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단다.

그분들 앞에서 우리의 노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바람이 그친 오늘,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이웃들이
역시 서로를 도와가며 훈훈한 모습으로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대비 한다고 하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는 역시 불가항력!!!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웃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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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참외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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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 무섭지요??
    저희는 "매미" 때 완전히 뒤집어 졌었어요.
    엿가락이라는 표현이 딱~~

    2010.12.05 00:59 [ ADDR : EDIT/ DEL : REPLY ]
    • 봉이땅엔님 농장은 괜찮았나요?
      고령쪽도 피해가 있다고 들었는데...
      성주는 아주 심각한 곳이 많답니다.
      제가 겪은 바람 중에는 가장 셌던듯 합니다.
      다시는 이런 바람이 없어야 할텐데...

      2010.12.07 23:03 신고 [ ADDR : EDIT/ DEL ]
    • 고령에도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아요.
      다행히 저희집은 무사히 지나갔으니..
      그래도 바쁜하루 였어요.
      피해입은곳에가서 서로 도와야 하거든요.

      2010.12.08 14:42 [ ADDR : EDIT/ DEL ]
    • 맞습니다. 서로서로 도와야지요.^^
      제 옆지기도 바람 불었던 날에는
      우리 하우스에서 열심히 삽질하고
      다음날은 옆집 하우스 가서 도우미 했답니다.
      농촌에서는 이런 힘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요.^^

      2010.12.09 20:16 신고 [ ADDR : EDIT/ DEL ]